본문 바로가기

알쓸신잡

일본의 '부릿코' 문화: 1980년대 마츠다 세이코와의 연결고리

반응형

안녕하세요! 냉망입니다.

오늘은 일본의 독특한 문화 현상 중 하나인 '부릿코'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귀엽고 재미있는 이 문화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함께 살펴볼까요?

먼저, '부릿코'가 뭔지 아시나요? '부릿코' (ぶりっ子)는 일본어로 직역하면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이라는 뜻이에요. 하지만 단순히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게 아니라, 성인 여성이 의도적으로 귀엽고 순진한 모습을 보이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특히 1980년대에 크게 유행했었는데요, 이 문화는 단순한 행동 양식을 넘어, 일본 사회의 특정 성별 역할이나 미의 기준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자리 잡았어요.

 

한국의 애교와 비슷해 보이는 일본의 부릿코

부릿코 문화의 기원과 의미

'부릿코'라는 단어는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뉩니다. '부리(ぶり)'는 '~하는 척'을 의미하고, '코(っ子)'는 '아이'를 뜻해요. 이 두 단어가 합쳐지면서, '아이처럼 행동하는 여성'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죠. 부릿코는 단순히 귀여움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순수함과 무해함을 과시하면서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려는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부릿코는 일반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과장된 눈짓과 손동작을 사용하며, 때로는 어리숙한 행동을 통해 자신을 더욱 사랑스럽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표현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남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여성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어요.

특히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에 걸쳐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독립적이고 강한 여성상이 부각되고 있었죠. 하지만 동시에 전통적인 여성상에 대한 향수도 있었어요. 이런 배경에서 '부릿코'는 일종의 반작용처럼 나타났다고 볼 수 있어요.

 

일본 민속 인형 .국립민속박물관 wikimedia commons

1980년대 일본: 부릿코의 전성기

1980년대는 일본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던 시기였으며, 대중문화 역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시기에 부릿코 문화는 최고조에 달했는데, 그 중심에는 바로 마츠다 세이코가 있었습니다.

마츠다 세이코는 1980년대 일본의 아이돌 문화를 이끈 대표적인 인물로, 그녀의 인기는 단순히 노래와 외모 때문만이 아니라, 그녀만의 독특한 '부릿코' 이미지에서 비롯되었죠. 세이코는 인터뷰에서 종종 과장된 귀여운 목소리로 말하거나, 무대 위에서 일부러 어린아이처럼 순진한 행동을 보여주곤 했어요. 이러한 행동은 남성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여성 팬들에게는 따라 하고 싶은 이미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이코의 '부릿코' 이미지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는 그녀의 대표곡인 "푸른 산호초" (아오이 산고쇼)와 "천사의 윙크" (텐시노 윙크) 등의 무대 퍼포먼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항상 밝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잃지 않았고,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친근한 모습을 유지하며, 철저히 '부릿코' 이미지를 고수했습니다.

 

마츠다 세이코 .인스타그램

부릿코의 사회적 의미

부릿코 문화는 단순히 귀여운 행동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이 현상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의미가 담겨 있죠.

첫째, 부릿코는 일종의 방어 기제로 볼 수 있어요. 일본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기대와 압박이 커지면서, 일부 여성들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러한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했죠.

둘째, 부릿코는 여성의 힘을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해요.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거죠.

셋째, 부릿코는 일본 사회의 '가와이이(귀여운)' 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일본에서는 귀여움이 하나의 미적 기준으로 자리 잡았는데, 부릿코는 이러한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죠.

부릿코의 예시 실제로 부릿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몇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1. 카페에서: 친구와 카페에 간 20대 후반의 직장인 A씨. 커피를 주문할 때 "아, 저기요~ 카페라떼 한 잔 주세요~"라고 말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미소를 지어요. 커피가 나오자 "와아~ 너무 예쁘네요!"라며 손뼉을 치죠.
  2. 회식 자리에서: 30대 초반의 회사원 B씨. 상사가 술을 권하자 "어머, 저 술은 잘 못 마시는데요~"라며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어요. 하지만 결국 한 잔을 마시고 "우와, 너무 써요~"라며 어린아이처럼 얼굴을 찌푸리죠.
  3. 데이트 중에: 남자친구와 데이트 중인 C씨. 디즈니 캐릭터 상품점에 들어가 "꺄아~ 너무 귀여워!"라고 소리치며 눈을 반짝이며 인형을 안아요. 남자친구에게 "이거 사주면 안 돼요?"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하죠.

여러가지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는 '부릿코'

마치며 : 부릿코와 한국 문화

한국에서도 부릿코와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어요. '애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행동들이 부릿코와 많이 닮았죠. 특히 아이돌 문화에서 이런 모습이 자주 나타나요.

예를 들어, 한 유명 여성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오빠~ 치킨 먹고 싶어요~"라며 볼을 부풀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한국식 '부릿코'라고 볼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일본의 부릿코 문화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부릿코는 단순히 '귀여운 척'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사회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현상이에요. 이 문화는 일본 사회의 변화, 젠더 관계, 미의 기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부릿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귀엽고 재미있는 문화일까요, 아니면 여성의 지위 향상에 방해가 되는 요소일까요? 아니면 둘 다일까요? 이런 질문들을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음에 또 다른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올게요. 안녕히 계세요!

 

천진난만한 아이 .픽사베이

728x90
반응형